항목 ID | GC075014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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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공식명칭 | Mom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전라북도 익산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강윤미 |
저자 생년 시기/일시 | 1942년 - 윤흥길 출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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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술|창작|발표 시기/일시 | 1984년 - 『에미』 출판 |
편찬|간행 시기/일시 | 1990년 - 『에미』 발행 |
배경 지역 | 미륵산 - 전라북도 익산시 금마면 신용리 산124-1 |
성격 | 장편소설 |
작가 | 윤흥길 |
[정의]
전라북도 익산시 금마면 신용리에 있는 미륵산을 배경으로 하여 윤흥길이 쓴 장편소설.
[개설]
소설가 윤흥길(尹興吉)[1942~ ] 은 1942년 전라북도 정읍에서 태어났다. 윤흥길은 1973년 원광대학교 문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였으며, 196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회색 면류관의 계절」이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에미』는 1982년 윤흥길이 총 360쪽 분량으로 집필한 장편소설인데, 일본 신조사와의 전작 집필 계약하에 쓰여져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 출판되었다. 일본 번역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익산의 미륵산(彌勒山)[430m]과 집, 그리고 용당제를 거쳐 드러나는 어머니의 모성 신화를 통하여 스토리의 타당성을 인정받고 있으며, 서사 중심의 치밀한 구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구성]
『에미』는 각 단계에서 사건의 실마리를 조금씩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에미』에서의 ‘나’는 위독한 어머니를 위해 귀향하여 임종을 지킨다. 하지만 ‘나’에게 임종을 지키는 일주일은 어머니의 40여 년의 생애를 집약한 시간으로 인식된다. ‘나’는 일주일간의 현재 상황과 지금의 상황과 연결된 과거의 기억을 통해서 어머니의 생애를 더듬어 간다. 특히 6.25전쟁과 관련한 기억은 『에미』의 중심 이야기를 이끌면서 현재와 과거를 교차시키는 중요한 플롯으로 작동한다.
[내용]
‘나’는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전갈을 받고 고향으로 귀향한다. 고향에 도착한 ‘나’는 기춘이 부부와 싸움을 벌인 이모의 말을 통하여 의구심을 갖기 시작한다. 어머니는 웅얼거리는 말투로 “입주뎅이를 짝 찢어죽일 년”이라고 이모를 나무란다. 그 말을 듣고 이모는 풀이 죽는다. ‘나’는 어머니의 말에 강한 의혹을 지닌다. 나의 의혹은 어머니가 사팔뜨기여서 첫날밤 소박당한 일로 연결된다. 6.25전쟁 동안 죽을고비를 넘긴 어머니는 익산군 삼기면 연담리의 큰외삼촌을 찾아간다. 큰외삼촌은 어머니를 따뜻하게 맞기보다 “나가 죽거라아! 욕되게 사느니 죽는 게 낫다아! 은장도가 없거든 용당방죽에 빠져서라도 죽거라아!”라고 말한다. 하지만 어머니는 죽음보다는 큰외삼촌이 말한 ‘욕된 삶’을 선택하였고, 홀로 자립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나’는 어머니의 욕된 삶과 큰외삼촌의 말에 대한 의구심이 더욱 깊어진다. 어머니의 욕된 삶이란 남들의 구설에 신경 쓰지 않고, 품팔이를 하면서 고리대금도 하고, 때로는 사람들의 옥답을 빼앗고, 악착스럽게 재산을 모으는 것이었다. 그런 이유로 어머니는 ‘나’가 서울에서 대학을 다닐 무렵 동네에서 꽤 부자로 소문났다. 그렇게 어머니는 생과부로 살면서 죽음을 거부한 인물이며, 두 아들을 반듯하게 키운 어머니의 모습으로 ‘나’에게 인식된다.
하지만 외삼촌의 말과 이모를 통한 의구심은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나’는 속임수를 활용하여 이모에게 어머니의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동생 기춘이가 미륵님의 아들이라는 사실이었다. 어머니의 ‘욕된 삶’은 난리통에 다른 이에게 짓밟힌 여인의 삶이지만, 어머니는 자신의 몸을 죄스런 몸으로 여기지 않고, 미륵에 관한 신화로 받아들인다. 다시 말하여 “니 남편을 살려줄 테니까 너는 내가 시키는 대로 하겠느냐?”라는 미륵님의 계시로 인식한 것이다. 즉, 스스로의 육신을 미륵을 공양하는 몸으로 의식하기 위한 마음 가짐이었다. 그렇게 ‘나’는 기춘이가 ‘미륵님의 아들’로서 아버지가 다른 배다른 동생이라는 비밀을 알게 된다.
‘나’는 어머니의 임종이 임박한 순간 어머니를 시험한다. 나의 시험은 가부장적인 질서를 거부하고 사생아를 정성껏 키워 낸 어머니에게 부계질서가 가한 마지막 형벌이 된다. 그 형별은 전쟁의 희생양이던 어머니와 기춘이에게 무의식적인 징벌로 연결되면서 기춘이에게 충격을 준다. 이러한 절망적인 상황은 소설의 결말에서 모성의 신화로 이어진다. 어머니는 ‘나’의 적자로서의 오만함을 꾸짖지 않고, ‘나’를 위로하면서 포옹한다. 그리고 기춘이를 미륵의 아들이 아니라 자신이 책임져야 할 의지의 결과로 인식한다. 또 자신의 ‘욕된 삶’이 이데올로기의 결과가 아니라, 자기 스스로가 신명이 나서 치른 풍족한 삶이었음을 분명하게 인지시킨다. 어머니의 죽음은 한 여성의 행복한 죽음으로 마무리됨으로써 현실의 가부장적인 질서를 넘어서는 모습으로 귀결된다.
[의의와 평가]
『에미』는 『묵시의 바다』, 『순은의 넋』과 더불어 모성에 관한 윤흥길의 의식을 살펴볼 수 있는 대표작이다. 6.25전쟁 이후 모성의 힘으로 시련을 극복하는 이상적인 어머니의 상을 형상하고 있으면서, 이를 모성신화라는 문학적 상상력으로 승화시킨다. 특히 6.25전쟁 당시 남편을 살리기 위하여 미륵 공양을 하고 사생아를 출산하는 시련을 겪지만, 이를 미륵의 아들로 섬기며 최선을 다하여 자식을 키워 냈다는 점에서 여성의 자아 통일성과 자기 효능감을 확인시킨다. 이러한 사실은 『에미』가 아버지가 부재하는 상황에서도 모성을 보호해야 한다는 모성 신화와 연결되면서, 당시의 전통적인 가부장적 의식을 탈피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