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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7500050
한자 言語
영어공식명칭 Language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언어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지역 전라북도 익산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임석규

[정의]

전라북도 익산 지역에서 쓰이는 말.

[개설]

한 언어에 속하면서 특정 지역에서 쓰이는 말을 방언 또는 지역어라고 하는데, 사투리와는 차이가 있다. 표준어와 대비되는 것이 사투리라면, 특정 지역에서 쓰이는 말은 모두 방언이다. 서울말도 서울 지역에서 쓰이니 ‘서울 방언’이라 지칭된다. 서울 방언 중에서 특정 기준에 의하여 규정된 말을 표준어라고 한다. 그러니 서울 사투리와 서울 방언은 다른 말이다. 서울 방언에서 표준어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이 바로 서울 사투리인 것이다.

핵방언권(核方言圈) 내에 속하는 몇 개의 지역어를 합쳐 방언이라고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니 익산 방언이라고 하면 특정 방언권에서 하나의 위치를 점하는 것이다. 그러나 특정 방언권 내에서 한 지역에서 쓰이는 말을 지칭할 때에는 ‘익산 지역어’, ‘전주 지역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익산 지역어, 전주 지역어, 김제 지역어, 군산 지역어를 묶어 하나의 방언으로 지칭한다는 뜻이다.

익산은 서쪽으로는 군산, 서북쪽으로는 서천, 부여와 경계를 하고 있으며 동북쪽으로는 논산과 경계를 하고 있다. 서남쪽으로는 김제와 남쪽과 동남쪽으로는 전주, 완주와 접하여 있다. 익산 지역의 말은 방언적 구획으로 볼 때 서남 방언에 속하는데, 전라북도 북서부 지역 방언으로 다시 좁혀 볼 수 있다. 전라북도 북서부 지역 방언으로는 전주, 익산, 김제, 군산 등의 말이 속한다. 충남의 논산, 부여와도 왕래가 잦아 방언적으로 도별 경계가 뚜렷하다고 하기는 어렵다. 지리적으로 웅포면, 성당면, 용안면, 용동면, 망성면, 여산면이 서천, 부여, 논산과 접하여 있으며 웅포면, 성당면, 용안면의 경우는 부여와 시장권·통혼권(通婚圈)을 같이한 것이 원인으로 지적될 수 있다.

[익산 방언의 특징]

익산 방언의 모음 목록은 다른 여타 지역과 같이 세대별로 차이를 보인다. 70대 이상의 노년층 세대는 ‘이, 에, 애, 위, 외, 으, 어, 아, 우, 오’라는 10개의 모음을 사용하는 데 반하여, 50대에서 60대는 단모음 ‘위’, ‘외’가 이중모음으로 발화되는 경향이 높으며, ‘ㅔ’와 ‘ㅐ’도 대립이 매우 불안하다. 급기야 50대 이하 세대는 단모음 ‘위’, ‘외’도 이중모음으로 발화되며 ‘에’와 ‘애’가 합류되어 ‘E’로 발화된다. 그래서 ‘이, E, 으, 어, 아, 우, 오’라는 7모음을 갖는다. ‘ㅔ’와 ‘ㅐ’의 합류는 전국적으로 확인되는 현상이다.

하향 이중모음은 ‘ㅢ’는 ‘ㅡ’로 발화되는 경향이 높다. 그래서 ‘우리의’, ‘나의’를 ‘우리에/우리의’, ‘나에/나의’라 발음하지 않고 ‘우리으’, ‘나으’로 발음하는 것이 보통이다.

익산 방언의 자음은 여타 방언의 자음과 마찬가지로 ‘ㄱ, ㄴ, ㄷ, ㄹ, ㅁ, ㅂ, ㅅ, ㅇ, ㅈ, ㅊ, ㅋ, ㅌ, ㅍ, ㅎ, ㄲ, ㄸ, ㅃ, ㅆ, ㅉ’, 19개로 발화된다.

음장(音長)은 서남방언뿐 아니라 범위를 넓혀 중부방언에서도 말[馬]/말:[言], 밤[夜]/밤:[栗] 등과 같이 유의미한데, 노년층에서만 대립이 제대로 확인되며 50대 이하에서는 대립이 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음운적·형태적으로 특별한 어형을 아래에 제시한다. 분량상 관련되는 설명은 생략하고 어형만을 제시한다.

① 구개음화

- ㄱ 구개음화

질다[長], 지레기[길이], 저[겨], 치[키], 짐치[김치], 질군다[使長], 짐:[김], 밀지울[밀기울], 지둥[기둥], 아궁지[아궁이], (물을) 질어 오니라, (안개) 찐다

- ㅎ 구개음화

서[舌], 성[兄]

② 고모음화

- 어〉으

그:마리[거머리], 슫:달[섣달], 스:숙[조], 승:낭[성냥], 승:질[성질], 스:되[서 되], ᄋᆖᆼ:감[영감], ᄋᆖᆯ:치[여치], 응:데이[엉덩이], 즈:질[저질], 즑:[겨울], 느:라[넣어라], 쯕:지[적지], 찍:주[적죠], 읎:다[없다], 읎:일라먼

- 오〉우

삼촌[삼촌], 다우[다오], 궜지우[구웠지오], 기구[기고], 띠:구[떼고], 쌓구[쌓고], 찍:주[적죠], 무수유[무우요] ; 수지비[수제비], 시:다[算], 굼:빙이[굼벵이]

③ 모음조화의 파괴

안어, 달어, 말러, 말어, 밟어, 닦어라, 감어라, 깎어라

④ 움라우트

퇴끼[토끼], 맽기다[맡기다], 슁기다[숨기다], 욂기다[옮기다], 쌔인다[쌓인다], 챙기름[참기름], 뀌미[꾸미], 제리다[저리다], 앵기다[안기다], 해바래기[해바라기]

⑤ 전설모음화

안시럽다[안쓰럽다]. 옥수시[옥수수], 오짐[오줌], (기지개를) 씬다

문법 현상과 관련하여 특별한 형태는 다음과 같다.

① 재구조화

- 매웁다[맵다], 말르다[마르다], 갈르다[가르다], 짤르다[자르다], 길르다[기르다], 굴르다[구르다], 가트다[같다], 야트다[얕다]

- 꼿이[꽃이], 젓이[저지], 밧이[밭이], 입이[잎이], 풀입이[풀잎이], 갑이[값이], 술갑이[술값이], 부엌이[부엌이], 남녁이[남녘이]

② 어미 - 으야/이야

머그야[먹어야], 있으야[있어야]/있ᄋᆖ야/있이야, 주야 혀[주어야 해]

③ ‘-셔요’

가셔요, 안녕하셔요

④ ‘ㅣ’ 말음 첨가

드딜방애[디딜방아], 가매솟[가마솥], 처매[처마]

국어사와 관련하여 의미 있는 어형을 몇 가지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① 반치음[ㅿ]

무시[무ᅀᅳ], 여:수[여ᅀᅳ]

② 아래아[ㆍ]

-15세기: 넘[ᄂᆞᆷ], 너물[ᄂᆞᄆᆞᆯ], 마실 깐다[ᄆᆞᅀᆞᆯ 간다], 여달[*ᄋᆢᄃᆞᆯ]

-새복[새박, 새배, 새볘]

③ ㅎ 말음 어간

15세기: 독[石, 돓], 우그[上, 웋]

④ ㅍ〉ㅋ

보쿰[거품]

[과제와 전망]

대중매체가 발달하면서 방언이 거의 사라졌다고 하는 사람이 많다. 노년층에서 케이블 방송, 나아가 재방송 등 TV 시청이 잦아지다 보니 표준어에 동화된 형태들이 꽤 많이 발화되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전통적인 지역 방언의 소실을 매체의 발달로 돌리기에는 다소 부족한 측면이 있다. 오히려 핵가족화가 진전되고 그즈음 텔레비전 프로그램 ‘바른말고운말’류를 포함하여 표준어 교육이 강화된 이유가 강할 것이다. 또 방언을 창피해하는 의식이 근저에 자리 잡으면서 방언이 궁지에 몰린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10대 또는 20대의 언중들이 쓰는 말을 들어 보면 방언이 점차 사라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특정 방언형을 사용할 확률은 거의 없고 방언형을 이해할 수 없는 상태에까지 이르렀다.

익산의 말도 시대적 변화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익산의 말을 조사하고 채록하여 두는 일은 시급한 문제이다. 면 단위 방언 조사의 필요성이 강조된다.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방언 채록이 중요하다. 또한 각 지역의 명소에 음성 지원 시스템을 구비하여 관광객에게 방언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방향의 정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방언형을 구사하는 사람들이 위축되지 않도록 국가적 차원에서 여러 정책을 펴야 한다. 보전은 아니더라도 보존의 차원에서라도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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