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6016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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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竈王祭 |
이칭/별칭 | 조왕코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
집필자 | 강경희 |
[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 지역에서 부엌의 신 조왕에게 가정의 안녕과 축복을 기원하는 신년제(新年祭).
[개설]
조왕제는 가옥의 부엌에 좌정한 조왕신을 모시고 1년 동안 가정의 안녕과 축복을 기원하는 신년 가신제(家神祭)이다. 일명 ‘조왕코’라고도 하며 주부에 의해 정성스럽게 받들어 모셔지므로, 작은 굿이나 비념 형식을 취한다.
집안에 따라 매년 지내는 경우도 있으나, 한 해의 운수를 보아 악운이 있다고 하면 이를 방지하기 위해 지낸다. 조왕신의 명칭으로는 조왕할망·삼덕할망·삼덕조왕 등이며, 조왕은 여성으로 관념된다.
[절차]
신년제로 치러지는 조왕제는 집안의 주부 주관 하에 음력 정월 초에 길일을 택하여 심방을 청해 행해지며, 초저녁에 행한다. 제물은 메·채소·과일·떡·감주·백지·양초·실·돈·정화수 등이다. 멧밥은 솥째 올리는데, 무쇠솥에 밥을 하여 뚜껑을 반쯤 열고 밥 위에 열십자를 그어 그 가운데 밥주걱을 꽂아 놓고 솥뚜껑 위해 광목을 걸쳐 놓는다. 주부는 부뚜막 앞에 제상을 차리고 돗자리를 깐다.
제물이 진설되면 심방은 소복을 입고 돗자리에 앉아 일반적인 굿의 제차(祭次)와 마찬가지로 초감제부터 시작한다. 무구는 사용하지 않고 요령 하나만 들고서 딸랑딸랑 소리를 내면서 기원한다. 그런 다음 상에 올린 정화수 그릇을 들고 마당과 부엌 구석구석에 조금씩 물을 뿌리는데, 이를 ‘부정한다’라고 한다.
부정 캐기가 끝나면 다시 돗자리에 앉아 「문전본풀이」를 구송하고 소지(燒紙)를 사른다. 이어 산을 받고 제비쌀점을 하여 길흉을 점쳐 그에 따른 행동 요령을 주부에게 이야기해 준다. 조왕제는 전체 한 시간 정도 소요된다. 한편, 평상시 주부가 조왕에서 제를 지낼 때는, 초저녁에 부엌을 깨끗이 청소하고 부뚜막에 촛불을 켜고 향을 피우고 정화수를 떠 놓고 비념 형식으로 간단히 기원한다.
신년제로서 조왕제는 일반적으로 심방을 청해 모시는 것이 원칙이나 스님을 청하여 불교식 또는 동네 유식한 어른을 청해 유교식으로 치르기도 한다. 택일은 집안 식구들의 생기에 맞춰 결정한다.
제일이 결정되면 7일 전 혹은 3일 전부터 고기 음식을 금기한다. 심지어 주부는 부엌에서 육류와 생선을 일체 만져서는 안 되며, 장례나 짐승의 시체를 보아서도 안 된다. 달거리를 해도 부정하다 하여 제를 연기한다. 조왕제의 제물은 식구들만이 음복하며, 이웃에게는 나누어 주지 않는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제주 전통 가옥에서는 부엌의 솟덕에 여러 개의 솥을 앉힐 수 있었고, 조왕신이 부엌을 관장한다고 믿어 조왕제를 지내 왔다. 이제 서귀포의 집 구조가 서양식으로 바뀌어 부뚜막이 없고 가스레인지를 설치하여 취사를 하기 때문에 예전만큼 조왕제를 지내고 있지 않지만, 여전히 가스레인지 옆 싱크대 위에서 조왕제를 지내는 집이 있다.
특히 서귀포시 안덕면 덕수리 마을에서는 설날이나 정월대보름이 지나서 심방을 불러 찬물을 떠놓고 조왕제를 지냈다고 한다. 부엌을 깨끗이 정리한 후 찬물과 쌀 한 사발을 놓고 초를 솥뚜껑에 올려 놓았는데, 이때 촛농이 떨어지면 어떠한 징조가 있는 것을 의미한다 한다. 또한 촛불을 놓은 채로 밤새 두고 아침이 되어서야 정리를 했다고 한다.
조왕제는 시기에 따라 정초에, 조왕이 부정(不淨)할 때에, 평상시에 지내는 등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신년제로서의 조왕제는 토신제가 끝난 뒤에 지내는 것이 관례이며, 또한 문전제와 함께 거행된다.
조왕에 부정이 있다는 것은 집안에 걱정거리가 있을 때 점을 치면 점쟁이가 조왕에 부정이 있다는 것으로, 이때에는 단독으로 조왕제를 치른다. 평상시에 특별히 조왕제만 단독으로 치르는 경우도 있고, 유교식 절제(節祭)나 기제 때도 간단히 모시기도 하는데, 이 때는 문전제를 지냈던 제물을 걷어 부엌으로 가져가서 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