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6017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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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柑山里信仰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
집필자 | 강정식 |
[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안덕면 감산리에서 전승되어 온 마을 신앙.
[개설]
감산리(柑山里)에는 당이 여러개 있다. 그러나 당굿과 같은 의례는 중단된 지 오래되었다. 과거에는 포제(酺祭)도 지냈지만 역시 그만둔 지 여러 해 되었다. 포제단은 지명으로만 남아 있을 뿐이다.
[내용]
감산리에는 본향당·일뤳당·여드렛당 등이 있다. 주요 기능을 담당한 당이 두루 갖추어져 있는 셈이다. 본향당은 기존 자료에 ‘상창하르방당’으로 소개되어 있다. 본래 감산리 통물 동네만 아니라 상창리·창천리·상예2구 등 인근 여러 마을의 본향당이었다. 그만큼 규모가 큰 당이었고, 이 일대 당신앙의 중심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 당의 주신은 고나무 상태자 하로하산이다. 전형적인 한라산신의 면모를 지닌 신이다. 한라산 서남 어깨에서 솟아난 신으로 한라산계 9형제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일뤳당의 주신은 일뤠중저이며, 예래본향당의 딸로 살림살이가 어려워지자 다른 자매들과 함께 집을 떠나 인근 마을로 흩어져 제각기 좌정하게 되었다고 한다.
통혼(通婚)으로 인하여 당신앙이 확산된 사례로 볼 수 있다. 여드렛당은 흔히 호근이르 여드렛당이라고들 한다. 여드렛당의 본풀이를 보면 오씨 집안의 조상신으로 모시던 것이 당신앙의 형태로 발전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위치]
본향당은 통물 동네 감귤밭 구석에 있으며, 일뤳당은 동동의 냇가에 있다. 이 동네 사람들의 식수원인 도고세미라는 샘으로 가는 골목의 한쪽 구석에 있는데, 이에 따라 도고세미 일뤳당이라고들 한다. 여드렛당은 일뤳당의 동쪽에 있다.
[형태]
본향당은 바위 아래 바위와 나무를 의지하여 당을 마련하였고, 일뤳당은 바위 위의 큰 팽나무와 절벽을 의지하여 당을 마련하였다. 팽나무는 너무 높은 곳에 있어 신목 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제장(祭場) 왼쪽에 작은 나무들이 있으며, 여기에 지전·물색을 걸어 둔다. 여드렛당은 바위를 의지하여 당을 마련하였다. 바위 아래 자연석을 두어 제단으로 삼고, 바위 틈새에 물색을 걸어 둔다.
[의례]
본향당의 당제일은 정월 14일, 8월 14일이며, 당에 갈 때는 제물로 메·돌레떡·다대떡 등을 준비한다.
일뤳당의 당제일은 정월 17일, 5월 17일, 8월 17일, 동짓달 섣달이다. 개인적으로 당에 갈 때는 각자가 생기 맞은 날을 택일하여 간다고 한다. 제물로는 메와 돌레떡을 준비한다.
여드렛당의 당제일은 매달 8·18·28일이며, 당에 갈 때는 메 세 그릇을 준비한다.
[현황]
본향당·일뤳당·여드렛당은 제각기 그 기능을 달리한다. 그런데 본래부터 이러한 양상을 갖추었던 것은 아니다.
감산리는 과거 묵은터와 통물 두 동네로 나뉘어 있었다. 두 동네는 설촌한 집단이 달랐고 본향당도 달랐다. 묵은터 동네는 지금의 도고세미 일뤳당을 본향당으로 삼았다. 통물 동네는 지금의 본향당을 본향당으로 삼았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마을이 하나로 굳어지자 당의 기능도 조정이 필요해졌다. 이에 부응하여 도고세밋당은 일뤳당이 되었다. 도고세밋당의 본풀이에 따르면 남성신이면서 산신인 본향신의 존재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본래 한 마을의 본향당이었음을 보여 주는 증거이다. 그런데 일뤳당으로 바뀌게 되자 여성신인 일뤠중저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양상을 보여 준다.
한편, 인근 마을들이 분리됨에 따라 당을 가지갈라 새로 설립하는 사례가 생겼다. 이웃 마을 창천리에서는 도고세미 일뤳당을 가지갈라다가 당을 마련하였으니 바로 닥박일뤳당이다. 닥밧일뤳당은 세월이 흐르자 단순한 일뤳당이 아니라 본향당의 기능까지 지니게 되었고, 이렇게 되자 윗동네 사람들은 다시 가지갈라다가 일뤳당을 새로 세우기도 하였다.
[의의와 평가]
감산리의 당신앙은 마을의 변화에 따라 당신앙이 어떠한 변화를 겪는지 살필 수 있는 좋은 사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