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60177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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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칭/별칭 | 삘기뺏기놀이,뼁이치기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놀이/놀이 |
지역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
집필자 | 변성구 |
[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지역에서 아이들이 띠의 새순인 삥이[삘기]를 뽑아다 서로 빼앗으며 노는 놀이.
[개설]
서귀포시에서 음력 3월을 전후하여 띠의 새순인 ‘삘기’가 올라오면 아이들은 “삥이 빠레 간다[삘기 뽑으러 간다].”고 해서 들녘이나 띠밭에 나가 몇 주머니씩 뽑아온다. 이렇게 뽑아온 것은 껍질을 벗겨서 새순을 먹기도 하지만, 상대의 삘기를 빼앗는 놀이를 하기도 한다. 삥이를 일정량을 잡고 손을 돌려 밑으로 흩어놓으면 삥이끼리 서로 포개어 지다가 삼각형 모양이 구멍이 생기는데, 그 구멍 속에 삥이를 많이 집어넣었다가 건드리지 않고 빼어내면 그 숫자만큼 상대의 삥이를 뺏어온다. ‘삥이’는 삘기의 제주어로 서로 ‘삥이’를 빼앗는 놀이라는 뜻에서 ‘삥이치기’라고 한다.
[연원]
삥이치기 놀이는 서귀포시를 비롯해서 제주특별자치도 전 지역 아이들 사이에서 행해지고 있지만,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그 정확한 유래는 알 수 없다.
[놀이 도구 및 장소]
들에서 뽑아온 ‘삥이’가 유일한 놀이 도구이다. 특별히 정해진 장소는 없으며, 주로 정자 그늘이거나 마당의 처마 밑, 아니면 마루 등 편편한 곳이면 놀이 장소로 적당하다.
[놀이 방법]
쌍방이 몇 개씩 내놓은 뺑이를 모아 한 손에 잡고 손목을 돌려 바닥에다 떨어치워 삼각형 모양의 밭[구멍]을 만든다. 이때 손목의 힘을 적절히 조절해서 가장 넓은 밭을 만드는 것이 기술이다. 너무 약하게 돌리면 밭이 생기지 않아서 빼앗을 것이 없게 되고, 너무 세게 돌리면 삥이가 널리 흩어져버려 역시 밭을 만들지 못하게 되고 그러면 빼앗을 것이 없게 된다. 만들어진 밭 안에 들어갈 만큼의 삥이를 잡고 그 한쪽 끝을 밭의 바닥에 닿게 한다. 이것을 실수 없이 해내면 손에 잡은 만큼의 삥이 개수를 상대에게서 빼앗아 올 수 있다. 만약 밭의 울타리 역할을 하는 삥이를 실수로 건드리게 되면 무효가 되어 오히려 잡은 만큼의 삥이를 상대에게 빼앗기게 된다. 이와 같은 과정을 반복하면서 상대방의 삥이를 모두 빼앗게 되면 놀이가 끝나게 된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삥이는 보릿고개를 넘기 어려웠던 시절 아이들의 허기진 배를 채우는 간식거리였다. 아이들은 무리를 지어 띠밭으로 가서 삥이를 뽑아다 그 속을 꺼내 먹으며 놀기도 하지만 심심풀이로 빼앗는 놀이를 한다. 이때 상대의 삥이를 많이 빼앗기 위해 아이들은 제각기 큰 밭을 만들려고 하며, 또 밭이 조그맣게 만들어지더라도 어떻게 하면 더욱 많은 삥이를 실수 없이 집어넣었다 빼낼까 하고 온갖 재주를 부리기도 한다. 그래서 재주 있는 아이들은 동네 아이들의 삥이를 거의 털다시피 하여 한 바구니씩 모으기도 한다. 이 놀이는 아이들이 자연물인 삥이를 가지고 서로 빼앗으며 노는 놀이이지만 자연친화적인 놀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현황]
지금도 봄이면 제주도 전역의 띠밭에 삥이가 많이 솟아나지만, 먹을거리와 놀잇감이 풍부하기에 삥이는 아이들에게 관심의 대상에서 멀어졌다. 아이들은 삥이를 뽑으려고도 하지 않지만, 상대의 것을 빼앗는 놀이는 더욱 하지 않는다. 생활 현장에서 찾아 볼 때 예전의 삥이치기는 더 이상 전승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전통놀이 교육 차원에서 나무젓가락을 삥이 대용으로 삼아 삥이치기 놀이를 가르치는 사례는 가끔 찾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