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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이치기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601785
이칭/별칭 도래기 돌리기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놀이/놀이
지역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집필자 양영자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민속놀이
노는 시기 겨울

[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 지역에서 나무를 깍아 만든 도래기[팽이]를 쳐서 돌리면서 노는 민속놀이.

[개설]

‘도래기 돌리기’ 또는 ‘도래기 돌린다’고 하는데, 도래기를 도래기채로 감아서 땅 위에 던지면 감았던 것이 풀리면서 도래기가 땅 위에 떨어지면서 돌게 된다. 도는 힘이 약해져서 도래기가 주저앉을 만하면 채로 때려서 넘어지지 않고 계속하여 돌게 한다. 도래기 돌리기는 예닐곱 살부터 열두서너 살 아이들이 주로 하는데, 보통 5~6명이 모여서 누구의 도래기가 소리를 크게 내면서 오래 도는가를 경쟁한다. 도래기는 돌리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는 놀이였다.

[연원]

도래기 돌리기는 오랜 옛날부터 어린이들이 즐겨 온 놀이로 주로 겨울철에 남자아이들이 하던 놀이이다.

[놀이 도구 및 장소]

도래기는 주로 돔박낭[동백나이나 지들커[땔감]로 해온 나무], 조록낭 등으로 만들었는데, 나무가 말라버리면 깎기가 불편하므로 반드시 낭[날나무]을 사용했다. 톱이 귀해서 나무를 깎아 도래기를 만드는 일이 매우 어려웠다. 겨우 잘라낸 나무를 돌에다 갈아 평평하게 하여 도래기를 만들기까지는 공이 많이 들었다.

도래기는 균형이 잘 잡히게 깎아서 머리가 흔들리지 않고 한 자리에서 꽂은 듯이 서서 돌수록 오래 돈다. 그러기 위해서 도래기의 뾰족하게 깍은 부분에 가는 못을 박아서 오래 돌도록 해야 하는데 못 구하기 또한 어려웠다. 그래서 간혹 벽에 박힌 못을 빼서 머리 부분을 돌에 갈아 잘라버리고 팽이에 박기도 했다.

도래기의 머리에는 원의 중심을 오목하게 파고 그 주위에 여러 가닥의 색줄을 칠하여 놓으면 도래기가 돌 때 아름다움을 연출한다. 도래기채는 미녕험벅[명주 헝겊]이나 신사라[억새류의 질긴 풀]에 물을 축여서 30~40cm 정도 길이로 매었다. 채의 길이가 길면 자꾸 감아져 놀이에 방해가 되므로 짧아야 좋다.

도래기는 비교적 너른 땅바닥에서 돌렸다. 올레나 가름질은 어디나 아이들의 놀이 공간이었다. 훗날 아스팔트와 콘크리트가 생기면서 아이들의 놀이공간 구실을 톡톡히 했다.

[놀이 방법]

도래기채의 끈을 도래기의 허리에 감는다. 왼손에 쥔 도래기를 땅에 놓음과 동시에 오른손으로 도래기채를 잡아당겨 도래기가 돌아가게 한다. 보통 크고 묵직하고 균형이 잘 잡힌 도래기가 오래 산다. 도래기가 돌다가 멎는 것을 ‘죽는다’고 하는데, 죽으려 할 때마다 도래기채로 도래기의 허리를 쳐서 계속 돌게 한다. 도래기 돌리기를 할 때 도래기가 잘 돌기를 기원하는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도래기 돌리기는 한 명씩 하기도 했고, 몇 명씩 편을 갈라서 일정한 곳에서 도래기를 돌리면서 출발하여 지정된 곳을 돌아와 도래기와 도래기채를 자기편 아이에게 전하고 또 다음 아이에게 계속 전하여 먼저 끝나는 편이 이기는 릴레이 형식으로 하기도 했다.

도래기 돌리기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도래기가 오래 도는 것이 이기는 ‘오래돌락[오래돌기]’이고, 다른 하나는 도래기끼리 부딪치게 하여 한쪽이 쓰러지면 이기는 ‘죽일락[죽이기]’이다. 죽일락은 상대편 도래기를 넘어뜨려 멈추게 하는 것이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도래기 돌리기는 자기의 손으로 직접 여러 형태의 팽이를 깎고 색칠하는 과정에서 손재주도 늘고 사고력도 발전할 수 있으며, 다양한 미감을 발견할 수 있는 노작활동이 되기도 한다. 주로 겨울철에 많이 했던 남자아이들의 놀이였다.

[현황]

육지에서는 얼음판에서 팽이치기를 하였지만, 눈이 내려도 금방 녹아버리는 서귀포시에서는 주로 땅바닥에서 도래기 돌리는 놀이를 했다. 제주는 어느 지역이나 돌이 많았기 때문에 비교적 돌이 없는 땅이나 평지를 찾아내는 것이 도래기 돌리기의 관건이었다고 한다. 돌이 있으면 돌을 모두 골라내서 도래기를 돌리기도 했는데, 나중에는 그 일대가 고운 흙밭으로 변모하기도 했다고 한다. 과거에는 골목골목, 올레와 가름질이 모두 아이들의 놀이터였으나 지금은 골목이 사라진 데다 아이들의 놀이문화가 변하여 도래기 돌리는 풍경을 전혀 볼 수 없다고 한다. 70대에 접어든 노인은 곱고 매끈한 아스팔트길을 볼 때마다 도래기 돌리며 놀지 않는 아이들이 이해가 가지 않고 놀이터가 사장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라고 하였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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