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함열 농기뺏기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7500541
한자 益山咸悅農旗-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지역 전라북도 익산시 함라면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김미경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의례 장소 전라북도 익산시 함라면 지도보기
성격 민속놀이
의례 시기/일시 정월대보름

[정의]

전라북도 익산시 함라면에서 해마다 정월대보름에 행하여 오는 민속놀이.

[개설]

익산 함열 농기뺏기전라북도 익산시 함라면에서 전하여 오는 민속놀이이다. 오늘날의 ‘함열’은 함라면 동북쪽에 위치한 읍의 이름이지만, 근대까지 함라면함열읍은 ‘함열군’이라는 하나의 고을을 이루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함라면은 함열군의 치소(治所)가 위치해 있던 곳이다. 그래서 함라면에서 전해오는 민속놀이임에도 ‘함열 농기뺏기’라는 이름으로 전승되고 있다.

농기뺏기는 호남 지역에서 주로 행하던 기세배놀이의 일종이다. 익산시 금마면에서도 현재까지 전승되고 있는 기세배놀이는 정월대보름에 각 마을의 장정들이 농기를 앞세우고 정해 놓은 장소에 모여, 정해진 서열에 따라 아우 되는 마을이 형 되는 마을의 농기에 세배를 올리는 놀이이다. 이에 비해, 농기뺏기는 기세배 과정에서 아우 되는 마을이 이 서열에 반기를 들면서 격렬하게 농기싸움을 벌이는 놀이이다.

[연원]

익산 함열 농기뺏기는 『조선 및 조선민족』, 『한국민속고』 등의 문헌을 잘 살펴보면 주로 호남 지역에 전하여 오는 기세배놀이의 일종임을 알 수 있다. 특히 전라북도 익산시 금마면 일대에서는 익산 기세배놀이가 현재까지 전하여 오고 있다. 기세배놀이의 연원은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으나, 놀이의 전승지가 주로 고대 마한의 수도로 전하는 익산 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보아, 마한 또는 후백제의 문화가 전하여 오는 것으로 추측할 수도 있다.

[놀이 도구 및 장소]

놀이에 쓰이는 농기는 농촌에서 한 마을을 상징하는 기이다. 농기는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며 일반적으로 깃봉, 깃폭, 깃대를 갖추고 있다. 마을 기는 마을공동체의 의식주는 물론이고 제의·놀이·노동 현장 등 삶의 전반에 사용되며 마을공동체의 놀이에서 집단을 표상하는 상징물인 동시에 마을공동체 문화를 확인할 수 있는 문화지표가 된다. 마을 기는 크게 경상도 지역을 중심으로 분포하면서 제의 과정에 주목하는 서낭기 계통, 그리고 경기도·충정도·전라도 지역을 중심으로 분포하면서 노동이나 놀이에 주목하는 두레기 계통으로 분류하는데, 익산 함열 농기뺏기에 사용되는 농기는 두레기 계통에 속한다.

익산 함열 농기뺏기가 벌어지는 주된 장소는 마을 앞에 넓게 펼쳐져 있는 냇가의 모래밭이다.

[놀이 방법]

놀이는 모두 일곱 마당으로 나눌 수 있다. 기세배는 예의범절을 중시하기 때문에 실제 싸움을 시작하기 전의 과정에 대한 형식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기고기(旗告記)[기제사]→농기 행차→수동마을 기의 위세→기놀음→교동마을 기의 과욕→농기싸움→승자 마을 기의 아량 등의 과정을 밟는다. 정월대보름 전날은 전야제로, 각 마을에서 농기에 대한 고사를 거행하고, 그다음 날인 정월대보름날에는 본격적인 놀이가 시작된다.

농기들의 행차가 첫 번째 순서이다. 각 마을의 기수들이 농기를 앞세워 호위하고 풍물을 울리며 싸움터로 출전한다. 이때 수동마을 기의 위세가 대단하다. 농기 행차를 할 때에도 그 기세가 중요하지만, 농기를 들고 가는 기수가 기를 가지고 싸움터에 향하며 묘기를 부리는 것도 중요하다. 이것을 기놀음이라고 한다. 그다음으로 교동마을 기가 과욕하는 장면이 있다. 수동마을 기의 옆에는 향교가 있는 교동마을의 농기가 천남마을과 행동마을의 농기에게 기세배를 받기 위해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천남마을과 행동마을의 기가 트집을 잡으며 기세배를 하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상대에게 세배를 올리라고 야단을 치며 소리를 지르면서 기싸움이 벌어진다.

그 후 본격적인 농기싸움으로 놀이는 절정에 들어간다. 풍물패의 자진가락에 상대방의 기세배를 재촉하다가 안 되면 격렬하게 싸움을 벌인다. 이 싸움은 한 구역의 농기가 산산조각이 나면 그 구역이 패자가 된다. 그러면 승자마을 기가 아량을 베푸는 순서가 마련되어 있는데, 이긴 마을은 농기를 앞세우고 패자를 위로하며 화해의 장을 만들어 모든 마을이 풍물놀이 등 여러 가지 놀이를 행한다. 다른 지역은 농기싸움의 승패로 논물과 작황의 우선권을 정하는 것과는 달리 함열 지역에서는 승자와 패자가 모두 함께 어울린다는 것이 특징이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익산 함열 농기뺏기는 기세배놀이의 일종이지만 기세배놀이보다 더욱 역동적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놀이에 참여하는 남성들이 정해진 서열에 따라 기에 세배하는 기세배에 역점을 둔 것이 아니라 농기를 뺏는 역동적인 놀이에 무게중심을 더 두었기 때문이다.

[현황]

익산 함열 농기뺏기는 1940년대까지 성행하다가 한동안 맥이 끊겨 놀이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는데, 문헌 기록과 함라면 주민들의 체험담과 목격담을 종합하여 복원한 끝에 1968년에 제9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 출전함으로써 다시 빛을 보게 되었다. 현재는 「익산목발노래」, 이리농악 등과 함께 한국민속예술축제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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