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63010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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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朴文秀-神 |
영어공식명칭 | Parkmunsuwa Bawisin |
이칭/별칭 | 박문수 설화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상남도 거창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조현영 |
채록|수집|조사 시기/일시 | 1980년 - 「박문수와 바위신」 채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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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록|간행 시기/일시 | 2012년 - 「박문수와 바위신」, 『거창 민담』에 수록 |
채록지 | 「박문수와 바위신」 채록지 - 경상남도 거창군 웅양면 동호리 |
성격 | 설화 |
주요 등장 인물 | 박문수|바위신 |
모티프 유형 | 암행어사 설화|박문수 설화 |
[정의]
경상남도 거창군 웅양면 동호리에서 박문수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박문수와 바위신」은 암행어사 박문수가 신이한 존재의 도움으로 민중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유형의 ‘박문수 설화’이다.
[채록/수집 상황]
1980년 박종섭이 경상남도 거창군 웅양면 동호리에 사는 이시균[남, 68세]에게 채록했고, 2012년 사단 법인 향토 민속 보존 협의회에서 발행한 『거창 민담』에 「박문수와 바위신」이라는 제목으로 ‘인륜’ 부분에 수록되어 있다.
[내용]
암행어사 박문수가 전라도 어느 고을을 지나다가 초립둥이를 만났다. 초립둥이는 박문수에게 자신과 같이 좀 가자고 했다. 박문수는 초립둥이를 따라갔는데, 초립둥이가 엄청 빨라서 따라가는 것이 쉽지 않았다. 박문수는 자신이 동거리 ‘박(朴)’ 자를 쓰는 ‘박가’라고 소개를 하고 초립둥이에게 어디에 사는 누구냐고 물었다. 초립둥이는 자신이 돌 ‘석(石)’ 자를 쓰는 ‘석가’라고 했다. 둘은 날이 저물어 주막에 들어가서 쉬었다. 초립둥이는 저녁밥을 먹지 않고 박문수의 저녁밥만 달라고 해서 먹었다. 다음 날 아침에도 초립둥이는 밥을 먹지 않고 박문수만 밥을 먹었다. 아침을 먹고 길을 떠났는데 초립둥이가 박문수에게 돈 좀 벌어 보겠냐고 했다. 그러면서 산 너머 중턱 큰 부잣집에 사람이 죽어 장사를 지내는데 묏자리를 잘못 잡았다고 했다. 그 묏자리에는 수통이 있어 큰물이 나오며, 거기서 서너 걸음 올라가면 명당이라는 것이다. 묏자리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려 주고 명당을 잡아 주면 부잣집에서 천금을 줄 것이라 했다. 그러나 그것을 돈으로 받지 말고 녹지를 받아서 오라고 했다. 박문수는 초립둥이가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채고, 그 말을 믿었다. 박문수가 산 너머 중턱에 가니 사람들이 묘를 다듬고 있었다. 박문수는 초립둥이가 말한 대로 그 묏자리가 물구덩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묏자리를 잡은 풍수쟁이가 자신이 잡은 곳이 명당이라고 우겼다. 박문수는 풍수쟁이에 만약 물이 안 나오면 자신이 천금을 줄 테니 물이 나오면 자신에게 천금을 달라고 했다. 상주가 담보를 서서 묘를 파 보니 과연 초립둥이 말대로 물줄기가 솟아올랐다. 그러자 상주는 박문수 아니었으면 불효를 저지를 뻔했다고 하면서 묏자리를 다시 잡아 달라고 했다. 박문수가 거기서 서너 걸음 올라가는 데에 묏자리를 잡아 주자 상주가 천금을 주려고 했다. 박문수는 천금 대신에 녹지를 받고 초립둥이가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초립둥이는 자기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돈을 더 벌 수 있는데, 내일 또 돈을 벌 일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둘은 다시 주막으로 들어가서 쉬었는데, 그날 저녁도 박문수 혼자만 밥을 먹었다.
다음 날 어느 동네에 갔는데, 초립둥이가 그 동네에 혼례식이 있다고 했다. 거기에 가면 잘 얻어먹고 2천 금을 벌 수 있을 것이라 했다. 초립둥이는 박문수에게 혼례식에서 ‘신랑 출’ 하고 신랑이 나올 때 무조건 몽둥이로 신랑의 머리를 사정없이 때려서 죽이라고 했다. 박문수는 초립둥이의 말대로 몽둥이를 들고 혼례식이 있는 집에 들어가서 ‘신랑 출’ 하는 소리만 기다리고 있었다. 마침 ‘신랑 출’ 소리와 함께 인물이 훤한 신랑이 나왔다. 박문수는 신랑의 머리를 단숨이 박살 내었다. 신랑이 피칠갑을 하고 쓰러졌는데, 살펴보니 머리가 세 개나 되는 여우였다. 신부의 아버지가 놀라서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었다. 박문수는 신랑이 다리 밑에서 소변 본다고 잠깐 쉬는 사이에 여우들이 장난을 쳐서 그렇게 되었다고 하며, 다리 밑에 가면 신랑이 엎어져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렇게 해서 신랑을 데리고 와서 살려 놓으니, 박문수에게 2천 금을 주려고 했다. 박문수는 이번에도 초립둥이의 말대로 2천금 대신에 녹지를 받았다.
박문수는 초립둥이를 따라 첩첩산중으로 들어갔다. 가도가도 끝이 없는 데다 배도 고프고 다리도 아파서 박문수는 더 이상 못 가겠다고 했다. 그러나 초립둥이가 조금만 더 가면 되니 자신의 꽁무니를 꽉 잡고 따라오라고 했다. 박문수는 어딘지도 모르고 초립둥이의 꽁무니를 잡고 무작정 따라갔다. 그러다가 그만 초립둥이를 놓쳐 버렸다. 날은 어둡고 짐승 우는 소리가 들리니 박문수는 그곳에서 죽는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큰 바위를 하나 보았다. 박문수는 배도 고프고 지쳐서 그 바위에 기대어 잠이 들었다. 그러면서 잠꼬대로 "이놈의 석가가 나를 여기다가 버리고 어디로 가 버렸는고."라고 했다. 그러자 "어디 가긴 어디 가냐. 여기 내가 있다."고 하는 소리가 들렸다. 박문수가 이상하다 싶어 주변을 둘러보아도 아무도 없고 바위만 있었다. 박문수는 분명히 말소리가 들렸다고 생각하면서 바위턱을 잡으니 "아이쿠!"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제야 박문수는 초립둥이 석가가 바위신이라는 것을 알았다.
어두운 밤중에 인가를 찾을 수도 없어 박문수는 혼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바위에 기대어 있었다. 그때 어둠 속에서 불빛 한 개가 올라오는 것이 보였다. 박문수는 그 불빛이 사람이 가지고 올라오는 불빛인지 호랑이가 뿜어내는 불빛인지 알 수 없어서 바위 뒤에 숨어서 지켜보았다. 조금 있으니 머리를 엉덩이까지 길게 늘어뜨린 예쁜 처자가 올라왔다. 마침 박문수는 저녁을 굶어 배가 고프던 참이었는데, 처자가 바위 앞에 음식을 늘어놓더니 바위신에게 자신의 아버지를 살려 달라고 빌고 절을 하는 것이었다. 박문수는 너무 배가 고파서 자기가 바위신인 양 처자의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하며 그만 내려가라고 했다. 처자는 진짜 바위신이 응답해 주었다고 생각하고 고맙다고 절을 하고 내려갔다. 박문수는 음식을 순식간에 먹어 치웠다. 그제야 박문수는 처자에게 무슨 곡절이 있는지 알아봐야겠다며 불빛을 따라 산 밑 동네로 갔다. 처자를 놓치지 않으려고 재빠르게 따라갔지만 잠깐 사이에 놓쳐 버렸다. 그래서 이웃 사람에게 뒷산 바위신에게 공들이는 사람이 있냐고 물었다. 이웃 사람은 자기 아버지 살리려고 공들이는 처자가 있다고 말해 주었다.그 처자의 아버지가 나랏돈 3천 금을 쓰고 갚지 못해서 지금 옥에 갇혀 있고, 오늘 해가 지기 전까지 갚지 못하면 사형을 당한다고 했다. 그래서 처자가 매일 뒷산 바위신에게 공을 들이지만 바위신이라고 해결해 줄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했다. 박문수는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 바위신이 초립둥이로 변해서 나를 끼워 넣었구나 싶었다. 자기가 초립둥이의 말대로 해서 지금까지 번 돈이 딱 3천 금이었기 때문이었다. 박문수는 처자의 집을 찾아가서 3천 금 녹지를 주면서 처자가 바위신에게 정성 들인 효험이 있어서 아버지를 구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처자는 관에 3천 금을 주고 아버지를 구할 수 있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하듯이 처자의 정성에 바위신이 감동하여 박문수로 하여금 3천 금을 갚게 해 준 것이었다.
[모티프 분석]
「박문수와 바위신」의 주요 모티프는 박문수가 신이한 존재의 도움을 받아 민중을 구제하는 것이다. 암행어사가 나오는 설화 중 대표적인 것이 조선 시대 숙종과 영조 시기의 실제 인물 박문수가 나오는 것이다. 박문수 설화는 전국적으로 널리 분포되어 전한다. 박문수 설화 중에서 박문수가 조력자의 도움으로 간접적으로 민중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경우 그 조력자는 대부분 신이한 존재로 나온다. 대체로 그 신이한 존재는 미륵이나 산신령, 삼태성, 장승, 당신(堂神) 등이다. 이 설화에서 박문수는 초립둥이로 변한 바위신의 계획과 인도 아래 어려움에 처한 백성을 구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