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데이터
항목 ID GC07500004
한자 益山-記憶-
영어공식명칭 Iksan, Remember by the Flavor
분야 생활·민속/생활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지역 전라북도 익산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박성혜

[정의]

전라북도 익산시의 역사와 문화, 자연환경이 투영되어 있는 향토 음식에 관련한 이야기.

[개설]

식생활은 익산 전역에서 식재료를 활용하여 조리·가공하여 음식으로 만들어 먹는 생활과 풍습에 관련된 모든 행위의 총체이다. 즉, 예로부터 형성되어 현재까지 전승되어 내려왔거나 또는 새로이 만들어져서 계속적으로 이어져 가는 것으로, 한 지역에서 이루어지는 지역민들의 먹고 사는 것과 연관된 모든 행위, 그 행위와 연관된 먹을거리들의 생산부터 식탁까지[farm to table]의 전과정을 포함한다.

전라북도 익산시의 식생활은 가장 먼저, 익산 사람들이 발 딛고 살아가는 지리적 위치와 직결되어 있다. 특히 익산시는 평야에서는 곡류와 채소류을 얻고, 강에서는 어류, 산기슭에서는 산채류를 얻는 등 다양하고 풍부한 식재료들을 활용한 전통 음식이 계승되어 오고 있다. 또한, 한편으로는 대학가를 중심으로 인스턴트 음식, 퓨전 음식, 글로벌 푸드 등의 현대적 음식점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어 익산 시민의 식생활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익산시는 다른 시 단위 지역과 비교하면 지역의 환경에 기반을 둔 로컬푸드의 가치를 더 높이 평가하여, 식생활에서 변화하는 환경에 따른 다양한 형태의 음식들을 개발하면서도 전통의 가치를 최대한 유지·계승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어러한 시도로 말미암아 익산을 대표하는 로컬푸드와 향토 음식 속에는 익산 지역의 역사와 문화, 환경, 곧 ‘익산’이라는 지역의 정체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영원한 서동요의 추억, 마]

마는 예부터 구황작물로 전국적으로 재배되어 왔다. 알칼리성 식품으로서 소화가 잘되고 질 좋은 단백질과 당질이 함유되어 있으며, 자양 강장 식품으로도 유명하다. 마는 껍질을 벗겨 놓으면 공기와 접촉하여 갈색으로 색깔이 변하는데, 상한 것은 아니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마는 신문지에 싸서 햇빛이 없는 곳에 보관하면서 사용하면 좋다. 마는 흙살이 깊고 물이 잘 빠지는 지역에서 유독 잘 자라는 특징이 있어, 특히 익산은 안동과 더불어 적절한 재배 조건을 갖추었기에 오래전부터 마 생산지로 명성을 떨쳤다.

익산의 마는 근래에 와서 ‘서동과 선화공주’라는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특성화되면서 더욱 유명해지기 시작하였다. 서동선화공주 이야기는 『삼국유사(三國遺事)』에 실려 있는 백제 제30대 무왕의 사랑 이야기, 바로 ‘서동요’ 설화이다. 설화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무왕의 어머니는 용의 아들을 낳았고 그 아이는 자라서 마를 캐다가 파는 일을 생업으로 삼아 ‘마 캐는 아이’라는 뜻의 ‘서동(薯童)’으로 불리었다. 재주와 도량이 컸던 서동은 신라 진평왕의 셋째 공주 선화가 아름답다는 말을 듣고, 아이들에게 ‘선화 공주님은 남 몰래 정을 통하고, 서동을 밤에 몰래 안고 간다.’라는 노래를 부르게 하였다. 이러한 노래가 신라에 널리 퍼지면서 공주는 궁에서 쫓겨나게 되고, 서동은 그런 선화공주를 아내로 얻어 무왕이 되고 행복하게 살았다.”

한편, 마와 관련된 또 다른 전설이 중국에서도 전하고 있는데, 제후들 간의 전쟁이 한창이던 시절, 몇몇 패잔병들이 겨울철 산속으로 도망가서 마를 먹고 버텼다는 이야기이다. 전쟁에서 이긴 나라 병사들은 패잔병들이 먹을 것이 없어 얼마 버티지 못할 것으로 보고 스스로 항복하기를 기다렸으나, 한참이 지나도 항복하지 않아 찾아가 보니 패잔병들이 마를 캐서 먹으며 살아가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때부터 중국에서는 마를 산약(山藥), 즉 산에서 나는 약이라 불리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마는 사람에게 좋은 약효와 영양분을 갖춘 매우 좋은 먹을거리이다.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는 “산약은 맛이 달고 기(氣)가 따뜻하다. 허한 것을 채워 주고 한열사기(寒熱邪氣)[차거나 더운 등의 나쁜 기운]를 제거하며, 비위(脾胃)를 보하여 기력(氣力)을 더하고 살을 찌게 하며, 오랫동안 섭취하면 눈과 귀가 밝아지고 몸이 가볍고 배가 고프지 않으며 노화를 억제한다.”라고 적혀 있다. 동양에서 약재와 식품을 결합하여 연구하는 약선학의 관점에서 보면, 마는 익혀서 먹으면 비위를 건강히 하고, 생으로 먹었을 때는 신장의 기능을 증진하여 신장의 양기(陽氣)를 북돋아 주어 남성의 정력 향상과 원기 회복에 좋다. 최근에 많은 사람이 아침에 마에 우유, 요구르트, 복분자, 꿀 등을 넣어 갈아서 섭취하는데, 하루 생활에 활력을 더할 수 있고 남성의 정력 증진에 도움이 되는 식습관이다.

영양학적 관점에서 보면, 마에는 뮤신 성분이 풍부하여 소화기 건강 증진에 매우 좋은 식품이다. 뮤신은 미끌거리는 점액질 성분으로, 단백질의 흡수를 촉진하고 위벽의 분해를 억제하여 위벽을 보호하며, 장내 윤활제 역할을 하고 이물질을 제거하는 등 위산 과다와 소화성 위궤양 예방에 효과적이다.

[입속에서 달콤하게 퍼지는 영원한 친구, 고구마]

익산은 금강 유역을 중심으로 서해안을 낀 삼각지대여서 땅 깊이가 깊을 뿐만 아니라 지하수가 풍부하다. 이는 고구마의 생장에 천혜의 조건이라 할 수 있다. 익산은 1960년대 이후부터 고구마 재배를 활성화하여 고구마의 고장으로 불리기 시작하였다. 고구마는 약선학적 측면에서는 기를 돋우고 진액을 생성하며 장을 튼튼하게 하고 변을 잘 통하게 하는 효능이 있는 식품이다. 식품영양학적으로 보면, 고구마에는 전우리 몸 안에서 비타민A로 변하는 카로틴 성분의 함량이 높고 전분 성분도 많다. 『수식거음식보(隨息居飮食譜)』에는 “고구마는 맛이 달고 기가 따뜻하며, 삶아서 먹으면 비위(脾胃)를 보하고 기력(氣力)을 보익하며 풍한(風寒)을 막아서 안색을 좋게 한다. 배를 타고 오래 가는 사람이 생것이든, 익은 것이든 조금만 먹어야 편하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현재 전라남도 해남군, 경상북도 안동시 등과 더불어 고구마 주산지의 하나인 익산은 고구마 생산과 공급에서 전국 최고를 자랑하고 있다. 익산시를 대표하는 특산물로 고구마를 꼽을 만큼, 맛 좋은 고구마에 대한 익산시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이런 자부심을 계속 지켜 가고자 고구마 품종개량에도 힘씀으로써, 현재는 모양도 좋고 당도도 높은 고구마가 출하되고 있고, 또한 고부가가치 농식품산업의 육성과 농가소득 향상을 위해 지역 농산물을 이용한 가공식품을 개발하고자 하는 익산시가 가장 먼저 고려한 것도 고구마이다. 최근에는 고구마가 다이어트 식품과 영양 간식으로 인기를 끌면서 익산 지역의 농식품사업체에서 고구마말랭이를 최초로 개발하기도 하였다.

[닭의 요람에서 생산되는 상품, 닭]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 음식 중의 하나가 닭요리일 것이다. 닭요리는 매우 경제적이면서 다양한 맛으로 변주할 수 있어 많은 사람이 좋아한다. 『식료본초(食療本草)』에서는 “누런 닭은 노열(勞熱)을 그치게 하고 양기를 도와 소장을 따뜻하게 한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약선학적 측면에서 닭은 맛이 달고 기가 따뜻하며, 비위를 따뜻하게 하고 튼튼하게 하여 기를 돋우고 근골을 강건하게 하는 효능을 띤 식품이다. 식품영양학적 가치로는 각종 아미노산이 풍부하게 들어있고 아미노산 균형이 좋아 고급 단백질 식품이다.

삼계탕, 닭튀김, 얼큰한 찜닭까지, 튀기거나 조리거나 찌는 조리법과 달고 시고 짜고 매운 소스에 따라 무궁무진한 맛과 영양을 뽐내는 닭고기는 푸짐한 한상차림으로 입을 즐겁게 해주는 우리네 단골 식재료이다. 최근에는 매운맛이 인기를 끌면서 닭튀김도 점점 매워져서 불닭, 바비큐 치킨 등이 시판되고 있는데, 매운맛이 닭고기와 어울려서 현대인들의 스트레스를 풀어 주는 음식으로 소비되고 있다. 더욱이 한류 열풍이 대중음악이나 영화 분야만이 아니라 한국의 음식 문화 분야에서도 일고 있는데, 그 대표 주자 중 하나가 바로 ‘치맥’이다. 치맥은 ‘치킨과 맥주’를 줄여서 부르는 말로, 스포츠 경기를 관람·시청할 때 또는 뒤풀이 때에는 맥주를 마시며 안주로 닭튀김을 먹는 문화에서 비롯된 말이다. 이는 각종 매체를 통하여 외국에도 소개되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이라면 한 번쯤 시도하는 여행 이벤트와 같은 것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익산시에서는 열세 곳의 면에서 닭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닭고기 가공 사업을 주요 사업으로 삼는 하림이 있어 닭의 수요가 높은 편이다. 하림은 양계 계열화 사업을 실시하고 있는데, 기업이 농가에 병아리, 사료, 약품, 기술 지도 등을 제공하고, 농가는 닭을 사육하여 육계를 공급하고 수수료를 받는 식이다. 2017년을 기준으로 익산시에서 조사한 가축사육 현황의 사육 가구와 생산량을 보면 142가구가 767만 7230마리의 닭을 사육하고 있다.

[전라북도 지정 익산시 향토 음식]

2018년 6월 익산시의 대표 로컬푸드인 닭, 마, 고구마를 활용한 마마닭볶음탕고구마순닭개장, 두 가지 음식이 ‘전라북도 향토 음식’으로 지정되었다. 이듬해인 2019년에는 익산시가 일반음식점을 대상으로 두 음식을 익산 대표 향토 음식 메뉴로 소비자에게 제공할 시범 업소를 모집하였다. 전라북도에서 지정하고 익산시에서 관리하는 두 종의 향토 음식은 익산시에서 전승되어 내려오는 고유한 음식과 지역의 농·축산물 등을 원재료로 사용하여 독특한 방법으로 조리한 향토색 짙은 음식들이다.

마마닭볶음탕은 익산의 로컬푸드인 마와 고구마의 궁합으로 구성된 음식이다. 익산의 농가에서 사육하고 향토 기업 하림에서 가공한 닭을 기본으로 역사성과 향토성을 담고 있는 특화 작물인 ‘서동마’와 우수 농산물로 인증받은 ‘탑마루고구마’를 조합하여 건강 궁합까지 맞춰 개발한 음식이다. 그리고 고구마순닭개장은 익산의 대표 생산 식품인 닭과 고구마의 부산물을 이용한 합리적인 조합으로 구성된 음식이다. 대중적 음식인 육개장의 소고기 대신에 지역의 대표 축산물인 닭고기를 넣어 끓여 닭개장을 만들었고, 향토 농산물인 고구마의 순을 첨가하여 만들었다. 익산시는 이 두 개 지정 품목에 대하여 음식을 널리 알리는 등 대중화에 노력하고 취급 업소를 양적으로 확대하는 등 지속적 관리와 발굴·육성에 힘쓸 계획이다.

한편, 익산시에서는 순두부찌개, 우어회, 마약밥, 육회비빔밥, 오리찰흙구이 등 다섯 개 품목에 대해서도 향토 음식으로 지정받고자 노력하고 있다.

[사라져 가는 아련한 맛, 웅어]

시대가 변하면서 자연환경도 변화한다. 특히 대규모 토목공사와 개발은 자연환경의 급격한 변화를 가져왔다. 그러한 변화는 식생활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데, 그 대표적인 예로 익산의 대중적인 로컬푸드였던 우어회가 이제는 점차 맛보기 어려워져서 기억 속에서도 잊힐 위기에 처한 상황을 들 수 있다.

우어회는 웅어회의 사투리이다. 웅어는 청어목 멸치과에 속하지만 멸치와는 달리 최대 41㎝까지 자라는 물고기이다. 『자산어보(玆山魚譜)』에서는 칼 도(刀) 자를 써서 ‘도어’라고 부르고 있는데, 웅어의 실제 모습이 20~30㎝의 가늘고 긴 몸에다가 빛깔까지 은백색으로 칼과 비슷하여 붙인 이름이다. 또한 이 책에서는 웅어에 대하여 “극히 감미로워 횟감으로는 상등품이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웅어는 맛이 달고 기가 따뜻하며 혈액순환을 촉진하여 매우 좋은 식품이다.”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약선학적 측면에서는 혈액의 원할한 순환을 통해 피부미용, 스테미너 증강 등에 효능이 있는 식품이고 식품영양학적으로는 경제적인 단백질 공급원이다.

또한, 웅어는 민물에서 잡히지만 민물고기가 아니라 바닷고기여서 디스토마 걱정이 없아 즐길 수 있다. 조선 시대에는 서민은 물론이고 임금의 수라상에도 오를 만큼 사랑받던 생선으로, 회로 먹거나 뼈째 썰어 회무침으로 먹는다. 백제 의자왕이 보양식으로 즐겨 먹었다고 하는 기록이 있고, 백제가 망할 무렵 당나라 소정방이 백제를 함락하고 나서 의자왕이 즐겨 먹었다는 웅어를 잡아 오라고 하였으나 모두 도망가는 바람에 한 마리도 잡아 오지 못하자 “고기마저 의리를 지키려고 모두 사라졌구나.”라고 말한 데서 ‘의어(義魚)’, 즉 의리 있는 생선이라고 불렀다는 설도 있다. ‘웅어’라는 이름을 웅어가 많이 잡혔던 웅포나, 백제의 수도인 웅진[충청남도 공주시의 옛 이름]에서 따서 지었다는 말도 있다.

웅어는 회유성 어류로 4~5월에 바다에서 강 하류로 거슬러 올라와 갈대가 있는 곳에서 6~7월에 산란한다. 알은 강어귀에서 부화되는데, 부화한 어린 치어는 여름부터 가을까지 바다에 내려가 겨울을 지내고 나서 이듬해에 산란지로 돌아온다. 그러나 한강종합개발사업, 지역개발사업 등으로 물길이 막히고 갈대숲이 사라지면서 현재는 익산 웅포를 비롯한 한강, 금강 등의 웅어 산지에서도 웅어가 많이 줄어들었다. 익산에서도 봄철에 웅포 주변 몇몇 식당에서만 우어회를 맛볼 수 있다.

[밥집 in 익산.....이리로 오세요!]

예부터 익산은 비옥한 평야지대와 크고 작은 산과 구릉, 금강이 둘러싼 자연환경이 제공하는 농산물이 다양하고 풍부하며, 군산에서 들어오는 해산물도 신선하였다. 게다가 전라선호남선, 군산선[장항선]을 잇는 교통의 중심지여서, 다른 지역의 식자재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그래서 특히 음식점업이 발달한 곳이다. 익산의 맛을 대표하는 ‘맛집’ 중에서도 익산 토박이라 할 만큼 오래된 가게 몇 곳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익산역에 그리 멀지 않은 평화동의 프로포즈는 20년 전쯤 개업을 하면서 그 자리에 있던 옷가게 이름을 그대로 쓴 데에서 상호명이 비롯되었다. 하루에 정해진 양만 준비하여 예약을 받으므로 적어도 4일 전에 예약해야 한다. 주 메뉴는 꽃게장이며, 같이 나오는 찌개, 반찬 하나하나까지 정성을 들였음을 맛만 보면 알 수 있다. 재료를 따로 구입하지 않고 농장에서 직접 농사를 지어 생산한 재료를 사용하므로 어느 곳보다도 안전한 식재료를 사용한다는 큰 강점이 있다. 철따라 바뀌는 제철 나물 등 자연의 기운을 가진 재료와 주인장의 정성을 천천히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나면 건강한 익산의 맛으로 프로포즈를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메뉴판이 없는 백반 전문점 우남식당은 좋은 음식점이 많은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황등면에 있다. 겉보기에는 규모가 작고 허술해 보이지만 상차림만큼은 이른바 ‘고향의 맛’이나 ‘어머니 손맛’을 떠올릴 만큼 따스한 느낌을 주는 식당이다. 일요일은 쉬고 점심만 운영하며, 메뉴판 없이 기본적으로 찌개와 찬으로 구성된 백반이 나간다. 시각적으로는 옛 시골의 소박한 할머니 밥상이 떠오르지만, 패스트푸드에 익숙한 젊은이들도 즐겁게 먹을 만큼 입에 착착 감기는 맛으로, 화려하지는 않지만 오래동안 잊히지 않을 맛의 기억을 남길 수 있다.

익산에서 특히 밥이 맛있는 곳을 찾는다면 오랫동안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어양동 백제가든도 좋다. 맛있는 밥을 위하여 윤기 있는 쌀 품종을 골라 계약재배로 공급받아 운영하는 곳이다. 매운탕, 장어구이, 토종닭을 주메뉴로 하며 항상 윤기가 흐르는 밥맛이 일품이다. 들깻가루, 콩가루, 민물새우를 넣어 구수하고 진하게 끓인 매운탕은 양념의 적절한 배합이 좋고 무엇보다 간이 잘 맞는다. 민물매운탕의 진한 맛과 닭볶음탕의 양념맛이 미각을 만족시킨다. 365일 밑반찬으로 나오는 아삭한 겉절이도 일품이다.

20년 가까이 전통방식에 연구를 거듭하여 지금의 맛을 키워 온 백인숙꽃게장도 어양동에 자리 잡은 식당이다. 예전에는 ‘인동주마을’이라는 상호명을 사용하기도 하였다. 꽃게장과 삼합을 함께 즐길 수 있고 꽃게장만 먹을 수도 있다. 특히, ‘밥도둑’이라 불리는 음식 중에서 대표적인 밥도둑인 간장게장은 알이 꽉 찬 봄철 꽃게로 만들어 입맛을 한껏 돋운다. 꽃게장백반을 먹어 보면 짭쪼름한 간장 속에 진하게 담긴 감칠맛과 담백함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익산시 망성면에 있는 삼삼옻닭은 110일 이상 자란 성계만을 이용하여 닭의 양이 푸짐한 옻닭집이다. 옻닭과 토종닭백숙이 주메뉴이다. 4년을 연구하여 개발한 육수에 충분히 자란 닭을 사용해서 구수하고 시원하며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옻닭은 닭과 옻나무 껍질을 함께 삶는데, 마음껏 먹어도 옻이 오르지 않는다고 한다. 상차림은 한정식처럼 푸짐하고 다양하다. 닭의 모래주머니, 닭발 등을 활용한 반찬들이 함께 나와 명실공히 닭의 향연이라 할 만하다.

창인동에 있는 정순순대는 40년이 훌쩍 넘도록 시장 안에서 잔뼈가 굵은 아주 오래된 식당이다. 오랜 세월 자리를 지켜온 식당이어서 그런지, 맛도 매우 안정적이고 평화롭다. 주메뉴로는 순대국밥, 순대국수가 준비되어 있고 안주용 순대도 있다. 대표 메뉴라 할 순대국밥은 순대 속이 신선한 선지로 꽉 찬 피순대의 구수한 맛이 얼큰하고 칼칼한 국물과 잘 어우러져 있다. 깊고 진한 맛이 시장의 넉넉한 인심과 함께 익산의 맛으로 오래 기억될 것이다

황등면 황등시장 안에 있는 시장비빔밥은 육회비빔밥이 대표 메뉴이다. 지역명을 따서 ‘황등비빔밥’으로도 불리는 육회비빔밥은 전주비빔밥이나 진주비빔밥처럼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타 지역 비빔밥과는 다른 방식으로 만드는데, 콩나물 등의 채소와 돼지비계, 양념을 선지국물에 토렴한 밥과 미리 비벼서 내고 그 위에 고추장 양념의 육회를 고명으로 올리는 방식이다. 보기에는 빨간 고추장 양념인데, 맛을 보면 그리 맵거나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하다. 식사를 주문하면 선짓국 국물과 김치, 깍두기 등의 간단한 반찬이 곁들여져 나온다. 주 메뉴로는 육회비빔밥, 선지순대국밥, 모듬순대가 준비되어 있다.

도심불고기는 돼지고기 전문점으로, 특히 김치찌개 맛이 소문이 자자하다. 진안, 장수의 흑돼지를 받아 특별한 비법 없이 그냥 끓여 내놓았다고 하는데, 잡냄새가 전혀 없는 돼지고기와 숙성한 김치가 푸짐하게 들어 있어 밀려드는 손님들로 빈 자리가 없을 정도이다. 넉넉한 국물에는 밥을 말아 먹거나 라면 사리를 넣어도 좋다. 노년층에는 추억의 맛을 느끼게 하고 젊은 직장인들에게는 개운한 속풀이에 적당하다. 직접 준비한 찬들도 집에서 먹는 것과 다르지 않다. 남중동에 본점이 있고 영등동에 분점이 있으며, 전라북도 전주시 평화동에도 분점이 있다.

마동에 있는 따봉식당은 오랫동안 김치찌개 전문 식당으로 유명한 곳이다. 맛도 맛이지만 푸짐하고 넉넉한 음식 인심으로 더 유명한 곳이다. 푸짐하게 내주는 김치찌개는 리필이 가능하며 밥도 그러하다. 김치찌개, 돼지주물럭, 오삼주물럭, 미더덕찜, 황태해장국이 준비되어 있는데, 돼지주물럭을 시킬 때 따라 나오는 김치찌개의 양도 무척 푸짐하다. 계란말이와 다양한 찬들도 맛이 좋다. 특히 이 집의 계란말이는 많은 사람이 누구나 호평하는 반찬으로, 맛과 양에서 세심함과 풍요로움이 함께 느껴지는 맛이다.

영등동에 있는 두손생선구이는 고등어, 갈치, 삼치, 꽁치, 청어, 조기 등 다양한 생선구이를 차려 놓고 있다. 다양한 생선마다 각각의 맛이 살아 있으니, 이른바 ‘겉은 바삭하게, 속은 촉촉하게’ 잘 구워 낸 생선 맛을 혀끝으로 알 수 있다. 구이가 식어 식감이 떨어지고 비려지는 것을 막으려고 따뜻한 철판에 담아 내놓는 배려도 세심하다. 생선구이와 함께 먹는 밥은 친척이 직접 농사지은 쌀을 구매해서 사용한다. 후식으로 나오는 찰밥과 식혜도 별미인데, 식혜 역시 가게에서 직접 엿기름으로 만든다.

중앙동에 있는 안녕하세요는 오래된 생선구이 전문점으로, 구도심의 오래된 가게다운 연륜이 느껴지는 식당이다. 고령의 부부가 운영하는데, 고소하고 촉촉한 생선구이를 굽는 할아버지와 반찬을 준비하고 서빙을 하는 할머니의 모습이 무척 정겹다. 오랜 세월이 담긴 솜씨로 잘 구워 낸 생선은 늙은 호박을 넣은 된장찌개, 깔끔한 찬들과 궁합이 잘 맞는다. 후식으로 나오는 누룽지도 매우 구수하다. 주문하는 사람 수에 따라 생선의 종류와 마릿수가 많아진다. 구도심의 오래된 가게들이 대개 그러하듯 ‘가성비’가 아주 우수하다.

영등동에 있는 남부청국장은 익산에서 청국장으로 잔뼈가 굵은 문을 연 지가 어언 40년이 넘어간다. 청국장, 정식, 정식특선이 준비되어 있으며 청국장은 엣날 방식 그대로 아랫목에서 볏짚에 띄워 내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청국장은 미리 끓여 두지 않고 주문이 들어오면 청국장과 김치, 두부, 부추 등의 재료를 해물, 멸치, 표고버섯 등 여덟 가지 재료로 끓인 육수에 담아 손님상에서 끓인다. 심심하다 싶을 만큼 소금간을 절제하고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아, 개운한 뒷맛으로 건강한 밥상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르게 한다. 밑반찬도 직접 조리하여 사용한다.

중앙동에 있는 부부청국장은 강하지도 않고 은은한 맛의 청국장과 맛깔스러운 반찬으로 소문이 난 곳이다. 오랫동안 운영하여 단골손님이 많다. 메뉴로는 진하지만 넘치지는 않고 차분한 맛의 청국장과 김치찌개, 딱 두 가지가 있는데, 둘을 함께 주문하여 섞어 먹어도 별미이다. 김치찌개는 2인 이상 주문할 수 있다. 특히 주문을 할 때 비벼 먹을 대접을 요청하면 대접과 참기름을 주는데, 여기에 밥과 청국장을 넣고 반찬들을 함께 비벼 먹으면 좋다.

영등동에 있는 정통추어탕본가는 사골을 열두 시간 우려낸 육수로 만든 추어탕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영양돌솥추어탕, 영양돌솥매운추어탕, 수제비추어탕, 통추어탕 등이 준비되어 있다. 국내산 생미꾸라지만을 사용하며 우거지는 1년 중 가장 맛있는 가을무의 무청을 사용한다. 세척·손질 후 72시간 저온 숙성을 거쳐 비린내를 제거하고 열다섯 가지 국내산 재료를 사용한 양념을 넣어 가마솥에서 여덟 시간 이상 끓여 낸다. 보통 추어탕이라 하면 특유의 흙냄새, 비린내가 있기 마련인데, 이 집은 이렇게 오랫동안 정성을 들인 덕분인지 비리거나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고 깨끗한 뒷맛의 풍미가 좋다.

마동에 있는 원조남부추어탕은 돌솥밥이 유명한 곳이다. 익산식 추어탕은 추어탕을 주문하면 공깃밥이 아니라 돌솥에 지은 밥을 함께 내놓는데, 이런 방식을 익산에서 최초로 시도한 익산시 추어탕 원조집이다. 추어탕, 추어튀김, 새우탕이 준비되어 있다. 추어탕도 추어탕이지만, 함께 나오는 겉절이, 추어튀김, 어리굴젓 등의 반찬류가 다양하고 맛있다. 돌솥밥을 추어탕과 먹고 나서 돌솥에 물을 부어 만든 누룽지는 어리굴젓과 함께 먹으면 구수하고 짭짤한 맛이 별미이다.

어양동에 있는 북경은 한국인의 입맛에 맞춰 담백하게 만드는 중국요리 전문점이다. 원래 중국음식 하면 기름을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북경은 기름을 적게 사용하여 개운하고 재료 본연의 맛이 살아 있다. 황제짬뽕, 국내산송이덮밥, 블루베리크림새우, 해물누룽지, 어향동고 등이 준비되어 있다. 지역의 특산물인 블루베리와 왕새우를 이용한 블루베리크림새우, 뜨거운 철판에 누룽지를 넣고 각종 해물과 송이가 들어간 소스를 손님 앞에서 부어주는 해물누룽지탕도 재료의 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영등동에 있는 향원은 50년 가까이 운영되는 곳으로 옛날 중국요리집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짬뽕, 수육, 잡채밥, 볶음밥, 깐풍기 등이 준비되어 있다. 돼지고기를 육수를 내고 갖은 채소와 해산물로 맛을 낸 짬뽕은 구수하고 시원한 맛으로 특히 유명하고, 탕수육은 너무 강하지 않고 튀김의 맛을 제대로 살리는 소스로 과거의 중국요리 맛에 대한 기억을 되살린다. 메뉴판에는 없는 고급 요리도 미리 예약하면 맛볼 수 있어, 일생을 중국요리에 바친 주인 할아버지의 만만찮은 내공을 느낄 수 있다.

퓨전 한정식점 본향은 익산을 대표하는 맛집 중 하나이다. 문화관광부가 선정한 100대 음식점이기도 하다. 여러 요리경연대회에서 우수한 실적을 이룬 명인 음식점으로 맛을 인증받은 곳이다. 특히 익산 특산물 마와 서동요 설화를 연결한 서동마약밥정식, 선화공주정식, 무왕황제정식, 백제불로장생정식, 사리장엄정식 등의 창작 음식이 준비되어 있다. 마튀김, 마죽, 마육회, 마샐러드, 마잡채, 마삽합 같은 다양한 마 요리를 통해 서동마 홍보관 역할을 하며, 마마영농조합에 소속되어 마를 직접 재배하기도 한다. 특히 후식으로 나오는 마약밥은 서른세 가지의 견과류와 마를 넣은 약밥을 삼베 보자기로 싸고 당귀 잎을 얹어 쪄낸 것이다. 음식에 익산의 스토리를 접목한 ‘스토리텔링 요리’로 익산 전체를 홍보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어, 향토 음식이 하나의 관광자원이 될 가능성을 보여 주는 익산의 명물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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