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데이터
항목 ID GC07501248
한자 儀禮服
영어공식명칭 Rite Costume
분야 생활·민속/생활
유형 의복/의복
지역 전라북도 익산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곽정숙

[정의]

전라북도 익산 지역에서 전통 의례를 거행할 때 특별히 갖추어 입었던 예복.

[개설]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때까지 일생 동안 여러 가지 의례를 거치게 되는데, 의례를 치르는 특별한 날에 입는 옷이 의례복이다. 조선 시대에는 신분의 귀천이 있었으므로 예복은 궁중과 양반층에서만 입을 수 있는 옷이었다. 개화기, 일제 강점기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이루어진 기독교 등 종교의 전파, 일본·서양 문화의 유입은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끼쳐 의례에서도 큰 변화가 일어났다. 의례의 변화는 곧 의례복의 변화였다.

전라북도 익산 지역의 의례복에서는 다른 지역과 비교해 두드러진 고유의 특징을 찾아보기 어렵다. 관혼상제의 의례에서 쓰이는 혼례복과 상복·수의(壽衣) 등 의례복에서는 전통적인 의례복의 흔적도 남아 있지만, 대개는 간소화되고 서양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혼례복]

혼례는 남자와 여자가 부부로 탄생하는 의례로, 사람의 일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 조상들은 혼례를 대례, 혹은 인륜지대사라고 불렀다. 익산 지역 전통 혼례복을 보면 신랑은 관복을 입고 허리띠와 사모를 썼으며 신부는 분홍색 한복을 입고 겉옷으로 원삼이나 활옷을 입었다. 활옷은 붉은 비단으로 만든 옷으로, 봉황·모란·연꽃 등을 수놓았는데, 이는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라는 뜻이다.

1930년대부터 대도시를 중심으로 서구식 혼례를 올리기 시작하였는데, 연미복을 입는 남자와는 달리 여자는 깨끗한 하얀 한복을 입고 베일을 쓰는 예가 많았다. 지방이나 시골 마을에서는 여전히 전통 혼례 풍습이 이어졌는데, 1950년대에 익산시 함라면에서 열린 한 결혼식에서는 신랑과 신부 모두 한복을 입고 마당에서 예식을 올렸다고 한다. 1960년대부터는 서양식 문화를 받아들여 남자는 연미복 또는 턱시도를 입었고 신부는 예식장에 준비된 웨딩드레스를 입었는데, 의례복의 스타일은 시대에 따라 조금씩 변화하였다. 한편, 전통 혼례복은 폐백 때 입는 옷으로 변화되었다. 1970년대까지 전라도에서는 신부가 붉은색 한복 치마에 연두저고리를 입고 폐백을 치렀다고 한다. 그 당시 서울에서 노란색 저고리를 입었던 것과는 다른 점을 보이고 있다.

1970년대에는 1973년 「가정의례준칙」과 「가정의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간소한 결혼식을 권장하였지만, 결혼식은 각 가정의 경제 상황에 따라 치러지므로 크게 반영되지는 못하였다. 일생에 한 번뿐이라는 생각 때문에 호화롭게 치르려는 의식이 있었고, 대부분은 예식장 업체의 권유에 따르는 예가 많았다. 종교시설에서 진행되는 결혼식을 보면, 교회나 천주교는 남자가 턱시도, 여자는 드레스를 입었고 사찰에서 이뤄지는 결혼식은 남자가 턱시도나 한복, 여자는 한복을 주로 입었다. 경제적인 이유로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하는 부부는 면사무소 등의 장소를 무료로 빌려 혼례를 치렀는데, 이때의 신랑신부도 각각 양복과 한복을 입었다. 간혹 드레스를 입는 신부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한복을 선호하였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신혼여행 때 한복을 입고 가는 예가 많았지만, 현재는 편한 복장을 더 선호하고 한복은 폐백을 드릴 때 입는다. 폐백 드릴 때 입는 한복은 명절에도 입게 되므로 한껏 고급스럽게 맞추어 입었는데, 현대에는 폐백 한복과 신랑신부의 어머니가 입는 한복 등은 예식장에서 빌리는 것을 선호한다. 둘 다 한복을 입었던 부모의 예복도 아버지 쪽은 수트로 변화하였고 신랑 어머니는 푸른색 계열의 한복을, 신부 어머니는 분홍색 계열의 한복을 입는다.

2000년대 이후로는 스몰 웨딩이나 셀프 웨딩, 작은 결혼식을 선호하는 경향도 있지만 일반화되지는 않고 있다. 이는 결혼 당사자가 소박한 결혼식을 원하더라도, 결혼은 인륜지대사라고 생각하는 집안 어른들의 입김이 반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상례복]

상례는 사망진단이 내려지는 순간부터 시체를 매장하거나 화장하여 묘지, 또는 납골당에 안치하고 가족과 친인척들이 사구제를 마칠 때까지의 기간 동안 치르는 각종 의례를 말한다. 상례복은 상을 당하였을 때 자손과 가족, 친지가 입는 의례복이다. 시대가 변하면서 일생 의례 중 관례와 혼례는 크게 변화한 반면에 상례와 제례는 비교적 전통 의례를 고수하려는 경향이 있다. 죽음을 맞이하는 예법이나 절차가 인간의 삶에서 가장 어렵고 조심스러운 영역이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의 상제례는 전통을 지키면서도 그 내용이 간소화되는 추세이다.

익산 지역의 상례복 중 망자에게 입히는 수의는 삼베나 모시로 만드는데, 대체로 질 좋은 삼베로 제작된다. 이는 살아생전 윤달에 미리 만들어 놓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윤달에 만들어 놓으면 수명이 길어진다는 속설 때문이다. 수의의 형태는 시신에게 쉽게 입힐 수 있도록 크고 넉넉하게 만든다. 수의를 입기 전 고인은 사망 직후부터 염하기 직전까지 입는 옷인 수세복[수시복]을 입게 되는데, 근대에는 평소 고인이 즐겨 입던 옷이나 깨끗한 옷을 입었으나 현대에는 흰색 한복을 준비하였다가 입힌다. 장례식장에도 수시복이 준비되어 있지만 고인의 가족이 직접 준비하는 이유는 장례식장에서는 겉옷만 준비하기 때문에 특히 망자가 여성인 경우 저고리와 치마만 입히게 되므로 속옷까지 입혀 주기 위해서이다.

과거에는 상주들이 모두 삼베로 만든 상복을 입었지만, 1970년대부터 남자는 양복에 삼베 두건을 쓰고 소매에는 삼베 완장을 둘렀으며 정강이에는 행전을 찼다. 그리고 여자는 흰색 한복을 입었는데, 흰색 옷을 입어야 저승길이 밝다는 속설 때문이었다. 하지만 1970년대 후반부터 여자들의 흰색 한복이 검은색으로 변하였고 조문객의 옷차림도 검은색으로 변화되었다.

[제례복]

제례복은 제사를 지낼 때 입는 의복을 말한다. 과거 익산 지역에서는 사당에서 지내는 사당제(祠堂祭), 2월·5월·8월·11월 등 4회에 걸쳐 지내는 사시제(四時祭), 부모에게 올리는 예제(禰祭), 4대조가 죽은 날에 올리는 기일제(忌日祭), 묘에서 치르는 묘제(墓祭) 때마다 예법에 맞게 각기 다른 제례복을 입었다. 사당제는 매일 새벽에 사당에서 치르는 신알례(晨謁禮)와 ·동지·초하루·보름에 사당에서 치르는 참례(參禮)로 구분되는데, 그중에서 신알례 때는 심의(深衣)[유학자들이 입던 겉옷]를 입고, 참례 때는 성복(盛服)을 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하지만 관직이 있는 경우에는 공복(公服)을 입었다. 사시제 때는 심의를 입고, 예제 때는 성복을 하였으며, 기일제 때는 포심의(布深衣)[엷은 청색 베인 참포(黲布)로 선을 두른 심의], 묘제 때는 심의를 입는 것이 예법에 맞는 차림이었다. 하지만 집안마다 각각의 예법에 따라 제례복의 내용에도 크고 작은 차이가 있었다. 최근에는 몇몇 종가 가문을 제외하고는 깨끗한 평상복을 입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외 의복]

그 밖의 의복으로는 태어나서 입는 배냇저고리와 돌복, 환갑 옷 등이 있다. 아기가 태어난 지 만 1년이 되면, 아기에게는 돌복으로 한복을 입히고 부모도 한복을 입고 가족 친지 및 지인들을 초대하고 돌잔치를 벌였다. 현재도 돌잔치를 하는데 최근에는 가족만 모여서 소규모로 하거나 사진관에 가서 돌사진을 촬영하는 것으로 대신하고 돌잔치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돌복도 한복, 드레스 등으로 다양해졌다. 예순한 살이 되면 환갑[회갑]을 맞이하게 되는데, 이때 주인공은 한복을 입고 가족, 친지 및 지인들을 초대하여 잔치를 하였다. 예전에는 수명이 짧아서 예순 살까지 생존하면 장수한 것으로 보아 축하하는 의미로 환갑잔치를 하였던 것이다.현재는 가족끼리 식사를 하거나 환갑을 맞은 부부가 여행 가는 것을 선호한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익산시에는 오래된 명소로 인화동의 ‘한복거리’가 있다. 인화동 한복거리는 혼수와 주단, 고급 비단을 판매하는 장소로 유명하다. 인화동 한복거리에는 지금도 20여 개 남짓의 포목점이 있는데, 1970년대, 1980년대에는 익산뿐만 아니라 전라북도의 정읍, 김제, 논산, 군산 등에서도 한복과 주단을 구매하러 찾아올 정도로 유명하였다고 전해진다. 1990년대부터 구도심 개발로 말미암아 점점 쇠퇴하여 갔지만 현재도 익산에서 한복 하면 인화동의 한복거리를 손꼽는다. 최근에는 한복 대여도 해 주고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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