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5013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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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孝女-藥水- |
영어의미역 | Tale of Filial Daughter and Mineral Water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상북도 울릉군 |
집필자 | 조은희 |
[정의]
경상북도 울릉군에서 전해 내려오는 효성이 지극한 분이의 이야기.
[채록/수집상황]
1997년에 울릉문화원에서 편찬한 『울릉문화』제2호에 수록되어 있다.
[내용]
옛날에 가난하게 살던 부부가 있었다. 외로운 섬에서 약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운 상황에서 아내는 중한 병을 얻게 되었다. 아내는 무슨 병인지조차도 모르고 죽는 날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남편에게 새장가를 가더라도 자신의 딸 분이를 잘 돌봐 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결국 죽고 말았다. 남편과 딸은 슬픔을 못 이기고 나날을 보냈으나 남편은 젊은 사나이로 혼자 오래 지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아내가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새장가를 들었다.
계모와 분이는 사이가 좋지 않았다. 그러나 아버지가 분이를 생각하는 마음은 예전과 다를 바가 없었으니 그런 대로 화목하게 지냈다. 달이 가고 해가 바뀌어 분이도 나이가 차니 분이의 아름다움도 더욱 돋보였다. 이웃 사람들은 사위를 보라고 하거나 분이를 시집을 보내야 한다고 말을 하였다. 이런 말들이 사람들의 입에 자꾸 오르내리자, 아버지도 딸의 혼처를 알아보았다. 마침 알맞은 혼처가 생겨 정혼을 해 놓고 혼례까지 시간이 조금 남아 있었다.
그러나 불행이란 예고 없이 찾아와 분이의 아버지가 몹쓸 병이 들었다. 마을에서는 아버지의 병이 문둥병이라는 소문이 났다. 소문은 소문을 낳아 온 섬 안에서는 분이의 아버지가 문둥병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게 되었다. 그런 소문이 퍼지자 분이에게 문제가 생기게 되었는데, 정혼한 집에서 파혼을 통보해 온 것이었다.
남자 쪽 집에서는 있을 수 있는 일이겠지만, 분이의 집에서는 당황하였다. 분이의 가슴은 무너져 내려 잠도 오지 않았다. 아버지의 병만 고치면 모든 일이 잘 해결될 것이라 생각한 분이는 일구월심(日久月深)으로 아버지 병을 고칠 도리를 궁리하였다.
하루는 집 뒤에 있는 후박나무 밑에 칠성단을 모시고, 매일 정화수를 떠 놓고 빌었다. 별이 기울도록 분이는 빌고 또 빌었다. 아버지의 병이 하루 속히 낫도록 해 달라고 빌었다. 아는 말, 좋은 말이라면 모두 주워섬기며, 날마다 똑같은 넋두리를 수없이 되뇌었다. 밤중이면 이슬에 옷이 푹 젖었고 불을 켠 초가 녹아 떡시루가 되었다. 마을 사람들은 문둥이 집이라고 그 집에 발걸음을 끊어 왕래가 없었다.
밤낮없이 칠성님께 빈 지 석 달 열흘인 백일이 되었다. 갑자기 무서운 기분이 들더니, 안개가 끼고 바람이 일어 촛불이 꺼졌다. 어둠 속에서 무엇인가 어른거리더니 한 노인이 나타났다. 그 노인은 분이의 효성이 지극하여 아버지의 병을 낫게 해 준다며 따라오라고 하였다. 분이는 귀신에 홀린 듯 노인을 따라갔다. 노인은 얼마를 가더니 바위 밑에서 솟아오르는 샘 앞에서 발을 멈추었다. 그리고 그 샘은 약샘이니 여러 날 아버지의 몸을 씻기면 병이 나을 것이라고 하고 사라졌다.
분이는 집에 오자마자 아버지를 데리고 노인이 가르쳐 준 샘으로 가서 몸을 씻게 하였다. 날이 갈수록 아버지의 몸은 나아졌다. 달이 지나고 나니 아버지의 몸은 완쾌되었다. 마을 사람들은 분이의 효성이 지극해서 하늘이 알고 신령님이 도운 것이라고 하였다. 분이의 지극한 효성은 아버지의 병을 낫게 하였으며, 파혼 직전에 있던 자신의 혼사도 성공하게 하였다. 아버지의 병이 완전히 낫고 나서 분이는 시집을 가서 아들딸 낳고 다복하게 잘살았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효녀와 약수 이야기」의 모티프는 효성스러운 분이가 아버지의 병을 낫게 하기 위해 약수를 구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부모님의 병을 낫게 하기 위해 효를 실천하는 사람의 이야기가 많지만, 중간에 삽입된 계모 이야기는 그다지 중요한 모티프의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